[from잠실] 스포츠 역사 안에서 K리그가 돌아가더라

기사작성 : 2015-04-26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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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최근 방영 중인 <꽃보다 할배>(TVN)에서는 아크로폴리스 야외 음악당(헤로데스 아티쿠스 극장)이 등장한다. 서기 161년 만들어진 이곳에서는 지금도 음악 콘서트가 열린다. 서기 30년에 처음 지어진 이탈리아의 베로나 아레나도 해마다 /'/베로나 오페라 축제/'/ 장소로 이용된다. 역사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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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토요일 오후 잠실종합운동장을 찾았다. K리그 신입생 서울이랜드의 홈그라운드다. 이곳에서 K리그 챌린지 5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상대는 부천FC였다. 2013년 7월 동아시안컵 한일전 이후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축구 취재는 1년 9개월만이었다.
 
서울이랜드의 홈경기 풍경은 머릿속에 이미 들어와 있었다. 그 동안 관련 기사와 보도자료가 많았던 덕분이다. 잠실종합운동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이날도 경기장 안에 들어가면서 새삼 깨달았다. 다시 봐도 이곳은 정말 거대하다.
 
전반 21분 김재성의 페널티킥이 막혔다. 부천 수문장 류원우가 홈팀의 기세를 꺾었다. 서울이랜드는 경기를 주도하면서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부천도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0-0 무승부로 경기는 끝났다. 서울이랜드의 K리그 첫 승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경기 도중 저 멀리 성화대가 보였다. 30대 이상의 한국인이라면 금방 88올림픽을 떠올릴 것이다. 27년 전 바로 이곳에서 굴렁쇠가 굴러갔다. 칼 루이스와 벤 존슨은 세기의 100미터 맞대결을 펼쳤다. 그보다 2년 더 거슬러 오르면 장재근과 임춘애의 영웅적 질주도 있었다. 한국의 스포츠 역사와 기억을 품은 잠실종합운동장은 /'/스포츠 문화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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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에서 K리그 신생팀 서울이랜드 선수들이 열심히 경기를 치렀다. 경기장을 찾은 2,175명의 팬들은 스포츠 이벤트 나들이를 즐겼다. 하프타임 푸드트럭 앞으로 손님 행렬이 길게 늘어져있었다. 육상 트랙의 넓은 공간감은 아이들에게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재미를 선물했다. 여름철 이곳에 미니 워터파크를 차리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상상을 잠깐 했다.
 
역사 현장 안에서 열심히 돌아가는 2015년 K리그 경기를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박제된 역사가 아니라 직접 손댈 수 있는 역사라서 더 자연스럽고 의미가 있었다. 우리는 동대문에 서린 스포츠 추억을 오세훈 전(前) 서울시장의 독선에 빼앗긴 적이 있다. 그 상처가 너무 커 잠실종합운동장의 역사성이 더욱 소중하다.
 
지금 서울이랜드는 경기장 안팎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개막 5라운드 현재 9위에 처져있다. 아직 리그 승리가 없다. 프런트는 더 힘들다. 홈경기 때마다 가변 좌석을 설치하고 치워야 한다. 이날은 5월2일 폴 매카트니 내한공연을 위해 라커룸 안까지 치워야 했다. 한 경기를 치르기 위해 경기장을 새로 짓고 철거하는 꼴이다. 복잡한 시설 관련 법규정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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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포츠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서울이랜드라는 신생아가 이제 막 걸음마를 떼고 있다. 이곳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살아나는 기억들에 버금갈 정도로 족적을 남기려면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 이날 마틴 레니 감독은 "원하는 팀이 만들어지려면 3~4년이 걸린다"라고 말했다. 결과를 얻기 위해선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서울이랜드는 꽤 잘해내고 있다. 승리보다는 축구를 보여주려고 애쓴다. 축구만큼 팬도 중시한다. 경기를 끝마친 선수들은 버스 승차 전에 피곤함을 접어두고 기다리던 팬들의 기념촬영, 사인 요청에 일일이 대응한다. 컨디션 조절 명분으로 팬 스킨십에 소극적인 일부 구단과는 확실히 다르다.
 
작은 발걸음들이 하나씩 만들어지고 있다. 계속 이어진다면 서울이랜드는 방향성과 경험을 얻게 된다. 자기만의 역사가 생겨나는 것이다. 언젠가는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목격된 영광스러운 장면에 합류할지도 모른다. 그 전에 지치는 일 없이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글=홍재민,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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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재민

축구는 재미있어야 합니다. 하든 보든 쓰든 읽든 뭐든 @jaemin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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