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상파울루] 네이마르-오스카의 월드컵이 시작되었다

기사작성 : 2014-06-13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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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상파울루(브라질)] 월드컵에는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이 나선다. 하지만 대회 역사가 선택하는 주연급은 극소수다. 우리의 기억력과 감성이 작은 별들까지 담을 만큼 크지 못하다. 최고가 되어야만 비로소 역사, 팬들의 기억에 이름을 새긴다.
 
19번째 FIFA월드컵이 개막되는 날 새벽에 상파울루에 도착했다. 남반구의 초겨울을 보여주고 싶었던지 공기가 차가웠다. 다행히 해가 높아지면서 기온도 올라갔다. 새벽 날씨에 속은 옷차림 덕분에 경기장으로 가는 길 위에서 땀을 흘렸다. 지하철 창문 너머로 지니가는 32개국 국기 장식의 아파트 벽면이 재미있다.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됐지만 한국은 일본과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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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주변은 군중 통제를 위해 가까운 거리를 멀찍이, 아주 멀찍이 돌아가도록 길이 굽이치고 있었다. 노란색 팬 물결 속에 함께 휩쓸려 경기장으로 조금씩 가까이 다가섰다. 가변 스탠드가 설치된 탓에 아레나 코린티안스의 외견은 월드컵 개막전과 어울리지 않았다. 남북 양 방향 스탠드 약 13,000석은 대회 후 철거될 예정이다. 미완성 상태에 가변 좌석의 거친 마감까지 월드컵 개막전 경기장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브라질인의 열망도 미완성 상태 경기장과 어울리지 않았다. 월드컵에서 지금까지 이토록 뜨겁게 제창되었던 국가가 있을까? 그들의 국가 제창은 감동을 넘어서 두려움마저 느끼게 했다. 반주가 끝난 다음까지 6만 관중은 우렁차게 브라질을 노래했다. 언제나 그렇지만 그들의 노란색은 너무나 특별하다. 브라질의 희망을 담은 외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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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의 선제득점도 브라질 홈 관중의 희망을 꺾지 못했다. 마르셀루의 자책골을 향해 양국 팬들이 동시에 함성을 질러댔다. 골을 허용하고 이렇게 열광적으로 소리를 질러대는 홈 팬들은 처음이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브라질 선수들이 크로아티아 진영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하자 아레나 코린티안스 장내는 "우 소 브라시레우(Eu Sou Brasileiro; 나는 브라질인이다)" 합창으로 넘쳐났다.
 
브라질은 애를 먹었다. 이반 라키티치와 루카 모드리치의 위치 선정과 패스 연결이 너무나 정교해 보였다. 머릿속에 "어쩌면"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려고 할 때, 브라질의 10번 공격수가 아크 정면으로 달렸다. 슈팅은 강하지 않았지만 너무나도 정확하게 골키퍼와 골대 사이를 통과했다. 브라질의 대회 첫 득점을,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듯이, 네이마르가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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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브라질이 승기를 잡는 역전골은 누가 넣어야 할까? 관록의 스트라이커 프레드? 괴력의 헐크? 아니다. 네이마르여야 했다. 셀레상(브라질 대표팀 애칭)과 브라질 축구의 자존심을 지켜내는 골이기 때문이다. 네이마르의 페널티킥은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베테랑 수문장 스티페 플레티코사의 안간힘은 보상받지 못했다. 네이마르가 브라질의 대회 1, 2호 골을 모두 뽑아냈다.
 
2-1로 마무리되어가던 경기는 후반 추가시간 들어 3-1로 바뀌었다. 오스카의 추가골이었다. 크로아티아에는 잔인할 만큼 치명적이고 정확한 토우킥이었다. 하지만 그 골이 오스카가 경기에서 보여줬던 환상적인 노력에 대한 선물이었다면 너무나 잘 완벽했다. 가냘픈 오스카가 덩치 큰 상대의 필사적인 마크를 뿌리치는 모습은 완벽한 득점을 돋보이게 만드는 애피타이저였다. 역전골로 연결된 페널티킥도 오스카의 칼 같은 땅볼 크로스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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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네이마르를 교체 아웃시켜 기립박수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완벽한 결과를 만들어낸 네이마르는 칭찬받아 마땅했다. 그 뒤에 오스카의 득점이 나왔고, 그로부터 3분 뒤 그는 쥐가 난 다리를 붙잡고 얼굴을 찡그렸다. 자기 한계를 넘긴 운동량으로 근육경련을 일으키는 브라질 선수보다 완벽한 축구 선수는 세상에 없지 않을까.
 
개막전 현장답게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 미디어센터에서 거스 포옛 선덜랜드 감독과 만났다. 각국 취재진의 연이은 인터뷰 요청에 바빠 보였지만 한국 취재진과의 만남도 마다하지 않았다. 국가대표팀에서 지동원의 힘겨운 주전 경쟁, 기성용을 향한 수많은 영입 제의 등을 이야기했다. 숙소로 돌아와 출출해진 배를 채우려 나간 길에 취중 격투와 경찰 연행 현장을 목격했다. 한밤중 공기는 다시 차갑게 식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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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나 코린티안스의 너무나 달랐던 안과 밖, 상파울루의 큰 일교차, 열정의 국가 제창과 한밤의 주먹다짐 등 상파울루는 대조의 연속이었다. 다행히 네이마르와 오스카만큼은 완벽한 듀오였다. 대회 첫 날부터 너무 성급한 믿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막전의 내용과 결과 그리고 의미를 두루 감안한다면, 네이마르와 오스카의 월드컵이 될 거라고 말해도 근거 없는 예측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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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by 홍재민

축구는 재미있어야 합니다. 하든 보든 쓰든 읽든 뭐든 @jaemin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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